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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메르스 환자 발생 지역이 확산되면서 6월 8일 기준으로 확진 환자수가 87명에 이르고 있다. 대형병원을 포함한 여러 의료기관내 전파로 입원환자 및 일부 방문객이 메르스 바이러스에 노출 되었으며, 잠복기를 고려하면 현시점에서 방역을 철저히 하더라도 확진 환자의 추가발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첫 출현한 이후 일부 중동국가에서 제한적으로 유행을 하며, 37%에 이르는 높은 치사율을 보이는 질환이다. 발열과 호흡기 증상을 보인다는 제한적 정보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 진단에 어려움이 있고, 높은 치사율에 대한 공포로 실제 다른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하고 있는 암울한 현실이 가로놓여 있다.
대한감염학회에서는 일선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에게 환자의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을 주고자 진료지침을 개발하였고, 초기 확진된 45명 환자의 임상 역학 자료를 분석하여 발표하였다. 확진 환자 연령의 중간값은 51세(22-79세)였으며, 남자에서(남:여, 1.8:1) 호발 하였다. 메르스가 의료기관 중심으로 전파되면서 확진 환자의 11.1%가 의료인 감염이었다. 확진 환자의 91.1%에서 발열이 있었으나, 중동지역에서의 메르스와는 달리 기침(35.5%), 인후통(4.4%), 호흡곤란(26.2%) 등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는 비율이 낮았다. 일부 환자는 설사(13.3%), 구역질(4.4%) 등의 소화기 증상이 주 증상이었다. 혈액검사상 백혈구 감소증(46.8%),혈소판 감소증(28.1%), 간기능 이상(56.2%), 알부민 감소(56.2%) 등이 흔히 관찰되었다. 확진 환자의 60%에서 폐렴이 동반되었으며, 51.2%가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았으나 4.4%가 사망하였다. 상당수의 환자에서 폐렴이 동반되었으나 치명률은 중동지역과 비교해 현저히 낮았다. 상대적으로 치명률이 낮은 이유는 적극적인 접촉자 관리를 통해서 경증 환자가 많이 진단되었고, 조기 진단을 통해서 감염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했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방역이 강화되고, 적극적인 진단검사가 수행된다면, 경증 환자의 비율이 증가하고, 폐렴 발생이나 사망률은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메르스 감염 환자에서 당뇨, 만성심혈관질환, 만성신질환 등을 갖고 있는 비율이 중동지역에 비해서 낮은 것도 치명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앞으로의 방역 정책도 철저한 접촉자 관리와 의료기관 내 감염관리가 핵심 요소임이 분명하다. 무증상 접촉자는 자가격리로 충분하며, 폐렴이 동반된 중증감염자와 만성질환을 가진 감염자에 대해서는 적절한 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행이 종식될 때까지 유지해야 한다.
외국에서도 메르스 발생은 의료관련감염의 형태로 반복 유행되고있어 의료기관감염관리의 중요성이 계속 강조되어 왔다. 실제, 국내 메르스 확진 증례는 모두 의료기관 방문과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따라서, 2015년 6월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린 메르스 유행을 단절하기 위해서는 접촉자 관리와 함께 엄격한 감염관리지침의 준수가 필수적이다. 대한감염학회는 의료관련감염학회, 감염관리간호사회와 메르스 감염관리지침을 공동으로 개발해서 6월 8일 배포하였다. 3차 의료기관 뿐 아니라 현 의료체제에서 의료기관감염관리가 효율적으로 시행되기 어려운 200-350 병상 수준의 2차 의료기관의 실정을 고려해 만들었다. 메르스에 대한 부족한 경험과 정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선 의료기관의 감염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된다.
대한감염학회는 방역망에서 벗어날 수 있는 무증상 밀접한 접촉자가 자발신고를 하여 정부의 관리체계하에 두고 의심환자를 보다 능동적으로 찾아냄으로서 메르스환자를 조기 발견, 치료하게 하는 자발적 접촉자 신고 시스템을 제안하여 중앙메르스대책본부를 통해 추진하고 있다. 병원간 전파를 차단하고, 메르스 환자의 조기 진단 및 메르스 의료재난을 극복하기위해서는 철저한 방역, 엄격한 의료기관내 감염관리와 함께 성숙된 국민 여러분의 협조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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